거래 조건 검토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6월 3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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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가들은 정부안 대로 제도 개편 시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실질적인 쿼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경남지역 낙농가들의 집회에서 우유를 반납하고 있는 퍼포먼스.

농림축산식품부가 낙농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이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소속 조합장들과 간담회를 연데 이어 21일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개최됐다. 21일 이사회에서는 낙농제도 개편과 원유기본가격 협상 등에 대한 논의가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낙농제도 개편에 반대하는 낙농가들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과 21일 열린 회의에서 제기된 낙농제도 개편 핵심쟁점 3가지를 정리했다.

①용도별 차등가격제

정상가격 물량 195만톤 제안
정부 “농가소득 감소없다” 강조
농가 현재 쿼터물량 220만톤
“결국 25만톤 감소한 셈” 주장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날 발표한 ‘낙농산업 현황 및 제도 개편 방향’에 따르면 농가 생산량을 기준으로 음용유 195만 톤은 리터당 1100원, 가공유 10만 톤은 800원을 각각 적용하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을 추진한다. 당초 정부의 1차 제시안(음용유 187만 톤·가공유 31만 톤)과 2차 제시안(음용유 190만 톤·가공유 20만 톤) 보단 음용유 물량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김인중 차관은 20일 “소득 감소에 대한 낙농가의 우려를 반영해 제도 개편 초기인 금년에는 정상가격으로 거래되는 음용유 물량을 195만 톤으로 증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이사회에서는 정부의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행 정상가격을 보장하는 물량이 220만 톤(국내 쿼터 총량)에서 195만 톤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들을 예로 들면 현재 이들이 보유한 쿼터 53만 톤을 195만 톤 기준으로 환산하면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들의 몫은 47만 톤으로 줄어든다. 농가 입장에선 1100원을 보장받았던 물량 중 6만 톤이 낙농제도개편으로 800원 또는 100원을 받게 되고 이는 소득 감소와 자연스런 쿼터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생산자 측 이사는 “정부가 제시한 195만 톤은 국내 쿼터 220만 톤의 88% 정도 밖에 안 된다. 결과적으로 쿼터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2021년을 기준으로 원유기본가격은 리터당 1094원이지만 생산비와 경영비는 각각 843원, 713원으로, 농가들이 가공유 가격을 받아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195만 톤+10만 톤으로 시행하면 평균 소득 상 손해 보는 농가들은 없을 것이다. 다만, 개별농가들의 특성 등을 시뮬레이션해서 농가들의 소득을 어떻게 하면 더 보장하고 덜 피해보게 할지 그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낙농가들이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는 195만 톤을 수용해도 이에 대한 보장기간을 정부가 언제까지 담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일단 올해에 대해선 음용유 물량을 195만 톤으로 말했을 뿐 제도 시행 후 어떻게 조정될지 알 수 없다”며 “농가들의 불안함은 그런 부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낙농가들은 정부안 대로 제도 개편 시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실질적인 쿼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경남지역 낙농가들의 집회에서 우유를 반납하고 있는 퍼포먼스.

낙농가들은 정부안 대로 제도 개편 시 정상가격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어 실질적인 쿼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22일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경남지역 낙농가들의 집회에서 우유를 반납하고 있는 퍼포먼스.


낙농진흥회를 제외한 유업체들이 제도권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고 195만 톤에 대해 정상가격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농식품부는 “참여를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가공유에 대해 리터당 200원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유업체와 협약서 체결, 실적 점검 등을 통해 이행토록 하겠다. 만약 참여하지 않는 유업체는 가공유 지원 등 모든 낙농제도 관련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②원유기본가격 조정 협상

농가 “생산비 급등에 고통 가중”
“가격협상 서둘러 추진” 촉구
유업체는 위원 추천조차 안해
정부 “제도 개편과 병행” 입장

통상 통계청의 생산비 발표 후 1개월 내에 원유기본가격 조정 협상을 마치고 8월 1일 생산분부터 조정가격을 반영해야 한다. 원유기본가격 조정 협상은 생산자·수요자 등으로 구성된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에서 실시한다.

올해 원유기본가격 협상 범위는 우유 생산비 증가분(34원)과 2020년 유보분(18.67원)을 감안해 리터당 47~58원 사이다. 하지만 수요자(유업체) 측에서 위원 선정에 나서지 않으면서 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요자 측에선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생산자 측 이사들은 21일 이사회에서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을 골자로 한 낙농제도개편과 원유기본가격 협상은 별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배합사료·조사료 가격 폭등 등으로 생산비가 급증해 낙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원유기본가격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낙농제도개편과 함께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가격 협상만 먼저 이뤄질 경우 낙농제도 개편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자와 유업체를 동수로 소위원회를 구성해 협상력을 담보하는 등 정부가 공정하게 중재한다는 계획이다. 가격협상은 소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추인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 낙농가들이 22일 집회에서 정부의 낙농대책을 비판하며 원유가 인상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경남지역 낙농가들이 22일 집회에서 정부의 낙농대책을 비판하며 원유가 인상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정부가 원유기본가격 협상을 하라 또는 하지 말라고 한 적 없다”면서도 “원유기본가격 협상 보다 낙농제도 개선이 더 중요하다. 지금의 가격 협상 보다 중요한 것이 낙농산업의 미래다. 빨리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③낙농진흥회 정관 개정

‘2/3 출석이냐, 1/2 출석이냐’
이사회 개의 조건 두고 갈등
정부 원상회복은 불가능 입장
표결 아닌 합의처리 원칙 제안

오용관 대구경북낙협 조합장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을 정족수 2/3 이상 참석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당초 낙농진흥회 이사회가 열리려면 재적이사 2/3 이상 출석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낙농진흥회 정관에 대한 효력정지처분을 내렸고 1/2 이상 참여하면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 같은 조건에서 낙농제도개편 방향이 생산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흘러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북 낙농가들은 21일 경북도청 앞에서 낙농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해 정부와 유업체를 규탄했다.

경북 낙농가들은 21일 경북도청 앞에서 낙농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해 정부와 유업체를 규탄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합의를 원칙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범수 차관보는 “2/3 이상의 구성원이 참석해야 열리는 낙농진흥회 이사회 관련 규정은 누가 봐도 불합리하다.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을 만났을 때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표결처리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합의를 원칙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는 내용을 규정에 넣는 것으로 검토하겠다. 분명한 것은 강제로 하지 않겠다. 제도개선에 대해 생산자와 유업체 등과 충분히 논의해서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향후 계획

21일 이사회에서는 낙농제도개편 관련 생산자 중심의 TF를 구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전날 열렸던 김인중 차관과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소속 조합장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욱 국장은 “조합장들이 생산자단체와 함께 TF를 꾸려서 개편된 낙농제도의 현장 적용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등을 먼저 논의한 후 해당 내용들이 어느 정도 숙성되면 정부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범수 차관보도 “낙농제도 개편이 되지 않으면 정부는 재정 지원을 할 수 없다. 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에서 TF 구성한다고 한 만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낙농제도개편 관련 설명회를 낙농가와 지자체 공무원, 일선 조합 직원 거래 조건 검토 등을 대상으로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실시하고 제도개편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낙농산업발전위원회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 [김문기의 아이씨테크]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1999년 11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솔PCS 인수건도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솔PCS의 주주인 캐나다 통신업체 벨캐나다(BCI)가 1천억원 상당의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대주주로 올라선게 발단이었다. 이에 따라 BCI는 23.3%를, 한솔은 16.75%로 2대 주주에, 미국 투자펀드 아메리칸인터네셔널그룹(AIG)는 15.54%로 3대 주주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시장을 들썩이게 한 건 BCI와 AIG가 한솔PCS 보유지분의 매각을 위해 미국 증권시장 전문딜러에게 매수자 탐색을 문의한 사실이 국내 알려지면서부터다. 그리고 그 매수자 중 유력시된 기업은 다름 아닌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으로 확인됐다. 즉 PCS 사업자간 인수합병 가능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그 사이 1999년 12월 15일 한솔PCS는 이사회를 개최해 사명을 ‘한솔엠닷컴’으로 바꿨다. ‘원샷 018’ 브랜드도 ‘엠 라이프 018’로 전환시켰다. 모바일(Mobile)과 밀레니엄(Millenium)을 조합한 사명으로 인터넷에서도 앞서갈 것이라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합병을 심사하고 있는 동안 한솔엠닷컴의 매각 소식을 지속적으로 언급됐다. 2000년 3월 25일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한국통신프리텔은 이동통신업계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솔제지 역시도 매각과 관련해 매각타당성과 매각처, 매각조건 등에 대해 검토하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다만, 이 둘의 공시 내용에서 중요한 사실은 결론적으로 매각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해 3월 30일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피더 본필드 회장이 LG그룹 경영진을 만나러 한국을 찾았다. 당시 양측의 중점사안은 한솔엠닷컴의 인수문제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도 BT는 LG텔레콤의 주주로서 한솔엠닷컴 인수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진영의 한솔엠닷컴 인수합병 작업은 갑작스럽다기 보다는 이전부터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작업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었다. 한국통신프리텔은 1999년부터 한솔엠닷컴 인수 추진팀을 꾸려 진행하다 모기업인 한국통신의 추진팀에 흡수돼 단일화됐다. LG텔레콤도 마찬가지로 LG그룹 내 구조조정본부 산하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각도로 인수 작업을 병행해왔다.

◆ 끝없는 눈치싸움…승자는 한국통신

2000년 3월 31일 인수합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기정사실화됐으나 별 다른 입장을 내지 않던 한솔엠닷컴이 입을 열었다. 정의진 한솔엠닷컴 사장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수합병 관련 담화문’을 전달했다. 당시 담화문에는 “당사(한솔그룹) 대주주와 외국인 대주주가 보유 지분에 대한 양도 필요성을 고려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수합병 논의가 진행된 2000년초 인수합병의 바람은 한국통신을 향해 불었다. 다만, 공기업으로 시작한 한국통신은 경험치가 부족했다. 기업 인수합병에 노련함을 갖춘 LG텔레콤은 한국통신 대비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원을 약속한 BT가 매각자금 문제로 난색을 표하면서 논의는 원점으로 회귀했다.

그동안 한솔엠닷컴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미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가입자는 줄어들고 주가도 흔들렸다. 인수합병이 예견된 한솔엠닷컴에게 지나가는 시간은 피해를 양산하는 독약이었다.

결국 한솔엠닷컴은 독자노선을 밟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에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의지는 1개월을 채 못 견뎠다. 6월 9일 IMT-2000 사업자 선정방식 토론을 위해 참석한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은 이계철 한국통신 사장이 8일 정통부에 한국통신의 한솔엠닷컴 인수합병을 보고받았다고 알린 것. 이에 정통부는 인수 후 외자유치 활성화와 민영화 계획을 보안해 재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이날 거래 조건 검토 한솔엠닷컴은 한국통신에게 한솔제지와 BCI, AIG 지분 전량을 한국통신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 일부와 현금을 교환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인수계약서에 싸인했다.

아울러 6월 15일 한국통신은 힐튼호텔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인수계약과 더불어 한국통신프리텔과 한솔엠닷컴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되, IMT-2000 사업에 따라 양사 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로드맵을 승인했다. 정통부 민영화 조건도 있었기에 정부의 한국통신 지분을 59%에서 올해내 33.4%까지 낮추기로 했다. 외자 유치는 한솔엠닷컴 지분 15%를 매각해 1조5천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솔엠닷컴 역시 이사회를 개최해 해산을 결정했다.

◆ 한국통신프리텔로 흡수합병…삼국시대 열렸다

7월 26일 한국통신에 속한 한솔엠닷컴은 사명을 변경했다. ‘한국통신엠닷컴’, 줄여서 한통엠닷컴으로 불렸다.

무선통신 전문 자회사로 출발한 한통엠닷컴은 기존 브랜드 역시 ‘M018’로 변경했다. 한국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을 등에 업은 한통엠닷컴은 사상 최초로 분기 흑자를 일궈 내기도 했다. 가입자도 연말까지 3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통신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의 합병은 기정사실이었기는 하나 실제 합병 시기는 구체적 언급없이 내년께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IMT-2000 사업자 선정이 변수로 작용했다. 사업자 선정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한국통신은 한국통신프리텔과 각자 구성한 컨소시엄을 흡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통엠닷컴 역시 포함됐다. 자연스럽게 프리텔과 엠닷컴의 합병도 가속화됐다. 최종적으로 통합 컨소시엄은 9월 8일 확정됐다.

이 후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국통신은 마무리 짓지 못한 한통엠닷컴의 지분 인수를 정리하는 한편, 네트워크 부문부터 서비스까지 조직 통합을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수차례 조직과 인사개편에 나섰다. 많은 인원들이 프리텔과 엠닷컴을 오고 갔다.

마침내 11월 7일 한국통신프리텔과 한국통신엠닷컴은 공식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두 회사의 가입자수는 818만명, 시장점유율은 31%에 달했다. 합병회사는 이용경 한국통신프리텔 사장이 맡기로 했으며 정의진 한통엠닷컴 사장은 합병회사 부사장으로 보직됐다.

이로써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한국통신프리텔과 한통엠닷컴, LG텔레콤의 3자 구도가 형성됐다. 점유율은 5:3:2. 춘추전국시대를 넘어 삼국이 정립된 시기이기도 하다.

다만, 막판까지 합병이 쉽지는 않았다.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당초 예정했던 합병시기를 연기했다. 해를 넘긴 2001년 1월 12일이 되서야 한국통신프리텔은 한국통신엠닷컴 흡수합병을 발표하고 합병기일을 5월 1일로 공식화했다. 양사는 3월 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합병 최종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그리고 약속한대로, 2001년 5월 1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솔PCS(한솔엠닷컴, 한통엠닷컴)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국내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이 우뚝 섰다.

메타 '개인정보 수집 강제 동의' 논란…"최소수집 원칙 위반"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최근 메타(META)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개인정보 동의 방식을 변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타가 동의를 강제하는 개인정보가 필수 서비스 제공과는 무관하게 '맞춤형 광고' 등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목적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장혜영·배진교 의원과 민주 시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진보네트워크 등이 주최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토론회'에서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장은 "메타가 수집하려는 개인정보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정보가 아니다"며 "단순 수익창출 극대화를 위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강제한다면 이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소수집 원칙과 충돌한다는 것.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질은 소셜미디어다. 수집 대상 개인정보가 이 같은 목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 수준을 넘어서 과잉 여부에 해당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잉 수집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하지 않아 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집단 소송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웅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자발적 동의가 아닌 강제성이 전제됐다는 점에서 현행법 위반이라고 봤다. 최 변호사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서도 자발적인 거래 조건 검토 동의를 규정하고 있다"며 "계약 이행에 필요하지 않은 개인정보 수집 동의 여부를 서비스 제공 조건과 엮는 것은 자유로운 동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필수 동의로 분류된 항목 중에는 수사기관에서 특정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할 경우 개인정보처리자가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정보처리자가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겨주는 행위는 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보호법 외에도 소비자 권리 침해 여부를 경쟁법적 차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유럽사법재판소에 계류된 왓츠앱 케이스로 미뤄봤을 때 개인이 다량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받겠다는 것과 소량의 정보만 주고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받겠다는 두 가지 선택지를 이용자에게 제시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정보주체의 거래 조건을 착취했으므로 경쟁법 위반 논리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등에서는 동의를 하지 않아도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며 "사전 동의를 받은 후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거절 의사(옵트 아웃)를 밝히면 정보 제공이 중단된다고 하지만 명목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맞춤형 광고보다 개인정보 제공없이 이뤄지는 형태인 '문맥 광고'를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메타 측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 개정 이유에 대해 처리 방식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메타의 한국 대외협력 담당자와 만났던 사실을 이날 현장에서 공유했다.

장 의원은 "메타 측은 명시적인 동의를 받음으로써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며 "그들은 이번 조치로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비난을 받게 돼 당혹스럽다고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개정될 처리방침의 수집 범위와 항목이 달라지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한국 담당자는 '본사로부터 비슷한 수준이라고 들었지만 현재로선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메타가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인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3 제3항은 '이용자가 필요 최소한의 개인정보 이외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메타의 '필수 서비스'가 무엇인지 해당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범위 등이 쟁점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국민의 삶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 결과 보호법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혼돈의 둔촌주공’, 공사 재개 언제쯤 가능하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김대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공사 재개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4일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상환할 수 있는 새로운 대주단을 구성, 사업비 대출 관련 확정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흘 뒤 김현철 조합장이 급작스럽게 사퇴했고, 직무대행을 선임한 조합은 사업비 추가 대출계획을 번복했다. 사업비 대출 상환과 상가갈등, 조합 집행부 해임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공사 재개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전날 조합 회의실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박석규 재무이사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조합은 대위변제 대비를 위한 8000억원 대출안을 더 이상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석규 조합장 직무대행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빠르게 시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공사 재개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김현철 전 조합장은 지난 14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오는 8월 23일 만기를 앞둔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8000억원 규모의 추가대출을 확정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비 대출의 구체적 내용과 금리 조건 등은 내달 총회 책자에 상세히 기술된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조합 내부에서는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보다 1000억원을 더 빌리는 이유와 대주단이 외국계 사모펀드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불만이 계속되자 김 전 조합장은 사흘 만인 지난 17일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급작스럽게 조합장직 사임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조합의 추진 동력이 떨어져서 조합이 어떤 방향을 제시해도 의구심만 고조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 조합 집행부가 모두 해임된다면 조합 공백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돼 조합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자신이 결심을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시공사업단은 저의 사임과 자문위원 해촉을 계기로 사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해주기를 바란다. 둔촌 조합원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분담금과 입주 시기에 대해 전향적인 고려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조합 집행부는 시공사와의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비 추가 대출 계획을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조합이 새로운 대주단 구성이 기존 대출의 연대 보증사인 시공단과의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이를 철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 말 NH농협은행 등 17개 금융기관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부터 대출받은 7000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 조합원 1인당 약 1억원이 넘는 돈을 갚아야 한다. 사업비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조합은 파산하게 거래 조건 검토 되고, 시공단은 사업비를 대신 상환해 공사비와 사업비, 이자를 포함한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조합에 청구할 계획이다.

둔촌주공의 공사재개는 사업비 상환문제 이외에도 상가갈등 문제, 조합 집행부 해임 문제 등이 해결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공단은 조합 및 상가대표기구와 건설사업관리(PM)사 간 분쟁에 합의를 이루고 총회 의결을 거쳐야 공사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김 전 조합장 사퇴 이후 5명의 이사 이름으로 조합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상가문제는 상가대표 단체가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협상하겠다"면서 "시공사업단에게 상가공사비에 대한 확실한 지급을 약속하며, 상가문제로 인한 법적인 문제 발생시 모든 책임을 상가대표 단체들에서 지는 조건 하에, 조속히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위원회(정상위)는 거래 조건 검토 현 집행부 인원 전원이 교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총회를 열 수 있는 요건까지 갖춘 정상위는 해임 총회를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위 관계자는 "공사재개 및 조합파산 방지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한 사안에만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면서 "남은 집행부가 '공사재개에 걸림돌이 되는 이전 총회결의 및 대의원회 결의 등을 취소하는 안건', '새 조합 집행부 선출을 위한 안건', '기타 사업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안건'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임총회 일정을 앞당기겠다. 조합원님들은 금주 내 해임발의서 제출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거래 조건 검토

윤석열 닫기 윤석열 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취임 후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도 공매도 관련 내용을 담았다. ‘뜨거운 감자’ 공매도는 개인투자자들 사이 폐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 하락 원흉’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공매도가 무엇이고, 어떤 장단점이 있으며 해외는 어떻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4) 정의정 한투연 대표 “정부, 개인 투자자 보호해야”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공매도’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로 개인 투자자가 숨 쉴 공간이라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폭락하는 사태를 두고 공매도를 향해 반발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이 의원에게 잽을 날렸다. ‘부자 우선 대책’이라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개미 투자자들의 숙원이던 공매도 전산 시스템이 구축되는 중”이라며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에 대한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 닫기 이복현 기사 모아보기 ) 대책도 나온 상황”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주가가 이미 가파르게 폭락한 상황에서 가격 거래 조건 검토 거품 발생을 방지하는 공매도 순기능은 유지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목을 죄는 ‘불법 공매도’를 최소화해야지,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순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공매도를 둘러싸고 정치권도 점점 논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공매도는 최근 몇 년 사이 개인 투자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비판의 한가운데 놓이게 됐다.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빈번한 상황에선 그 목소리가 더 커진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갈 경우, 싼값에 사서 나중에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기 때문에 상승장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와 반대편에 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득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해외 다른 나라는 공매도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비교 사례가 많아진다면, 무조건 반대와 찬성이 아닌 합의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물음을 가지고 해외 공매도 사례를 파헤치기로 했다.


공매도 규정에 대한 개선을 두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미국이다. 공매도를 허용하면서도 별도 규정을 강화해 개인과 외국인‧기관 투자자 사이 특혜 논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불법 공매도에 관해선 엄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우선 개미 투자자들이 가장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공매도 담보 비율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 역시 개인과 마찬가지로 150%다. 즉, 아무리 몸집이 크더라도 공매도하려면 어느 정도 부담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 역시 담보 비율이 개인과 기관이 130%로 같은 규정을 적용받는다. 또한 공적 성격의 금융사를 만들어 개인을 위한 주식 대여 서비스도 제공된다. 주식 차입 조건도 개인과 기관이 거의 동등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담보 비율을 개인에겐 높게, 외국인‧기관은 낮게 적용하고 있다. 외국인‧기관의 경우 105%로, 개인 투자자 공매도 담보 비율이 140%인 것에 비하면 담보 비율이 낮다. 담보금을 포함하지 않으면 사실상 기관이나 외국인이 부담하는 공매도 개시 증거금은 사실상 없다.

개인은 담보금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40% 증거금이 필요하다. 담보 비율에 차입 매물이 100% 들어가기에 사실상 기관‧외국인 vs 개인 증거금 비율은 5:40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기관이나 외국인이 공매도를 위해 100억원 예치 시 공매도 가능 금액은 100억/(105%-100%)=2000억원이지만, 개인이 100억원을 예치할 때는 100억/(140%-100%)-100억=15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증거금 규정은 자본시장법 제393조에 업무규정에 따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 닫기 손병두 기사 모아보기 )에 위임되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의 공매도 증거금 의무 규정을 보면 ‘위탁증거금은 회원이 정한다’고 나온다. 공매도에 제동 거는 최소한의 장치를 증권사 재량에 맡기는 것과 같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공매도 증거금 규정은 자본시장법 제393조에 업무규정에 따라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에 위임되고 있다./자료=법제처(처장 이완규) 국가법령정보센터

다른 나라 ‘공매도 제도’ 톺아보기 [공매도 파헤치기 (3)]

미국은 공매도 상환기한도 별도 규정을 정해뒀다. 증권사 등 기관끼리 주식을 빌려주는 대차 거래 시 3개월‧6개월‧1년 단위 상환 만기 조건으로 계약한다. 상환 만기 기간 내에는 리콜(Recall‧팔기 위한 현물 회수)이 금지되지만, 만기 뒤 빌려준 주식이 급등했다는 이유로 리콜을 요청하면 반드시 거래일로부터 2일 안에 상환해야 한다.

국내 상황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국내에선 개인의 공매도 대여 기간은 90일로, 외국인‧기관이 최대 1년인 것에 비해 짧다. 그래서 주가 예측이 어렵고 예측에 실패하면 주식을 빌린 증권사가 강제로 회수하는 ‘반대매매’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계약마다 상환기간이 달라질 수 있어 사실상 무기한 대여도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개인도 주식 대여 물량이 모두 소진되지 않았다면 사실상 공매도 무기한 추가 연장이 허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어린아이 키만 높인 채 어른과 싸우게 만들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정보와 자본력에서 밀리는 개인이 외국인, 기관처럼 공매도를 활용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개인에게 적용한 규제를 풀기보다 외국인‧기관에게 개인과 똑같이 강한 규제를 적용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미국‧일본 등 국가별 기관 및 개인 증거금 비율 차이./그래픽=〈한국금융신문〉

상환기한 여부는 수익률과 연관성 있어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미국은 기관 간 주식을 빌려도 짧게는 3개월 이상 상환기한이 있어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스퀴즈’(Short Squeeze)를 이끌어낼 수 있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며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고자 해당 종목 주식을 되사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유통주식이 부족해져 보통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국내는 외국인과 기관의 경우, 상환기한이 없어 숏 스퀴즈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객관적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이 공매도를 이용하는 비율은 2%에 지나지 않는다.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1년 동안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 공매도가 차지한 비중은 1.91%(2조1075억원)에 불과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9%(82조7519억원), 24.1%(26조4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차입 종목, 수량 확보, 차입 기간 등 여러 제도적 제약과 정보 차이 때문이다. 이웃 나라 일본만 보더라도 개인 공매도 이용자가 30%가량 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해외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규정도 센 편이다.

미국은 무차입이나 결제 불이행에 관해 500만달러(약 57억5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20년 이하 징역을 적용한다. 벌금은 부당 이득의 10배로 메긴다.

프랑스는 무차입 공매에 대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아울러 1억유로(약 1354억원)나 이득의 10배(법인 기준)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공매도 규정 위반 시 각각 50만유로(약 6억7697만원), 200만유로(약 27억원786만원)씩 벌금을 책정한다. 영국은 아예 벌금 상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은 불법 공매도 시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 형법에 따라선 30년(가중 시 50년)까지 부과될 수 있다. 과징금은 이익 여부와 무관하게 주문금액 전체를 한도로 부과한다. 예를 들어 불법 공매도 주문금액이 100억원이라면 해당 공매도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어도 100억원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불법 공매도가 아니더라도 공매도 시 지켜야 하는 규정도 마련돼 있다.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다음 날부터 발행가격이 결정되는 날까지 해당 주식을 공매도 한 자는 유상증자 참여를 제한한다. 위반 시 과징금 처분이 이뤄진다.

다만, 마지막 공매도 이후 발행가격 결정 전까지 공매도 수량 이상을 증권시장에서 매수했거나 시장조성 등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공매도를 하는 등 공매도를 통해 유상증자 발행가격에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한다.

나아가 시장조성 목적으로 공매도를 한 경우 관련 대차 거래 정보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법인은 6000만원, 법인이 아닌 자는 3000만원의 과태료가 적용된다.

금융당국 측은 과거 과태료 처분 정도가 전부였던 것보단 규정이 강화된 데다 벌금으로 끝내는 몇몇 나라에 비해 징역형을 집행한다는 점에서 선진국보다 처벌 수준이 높다고 몇 차례 발표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처벌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에 기울어져 있는 상태다.

한국‧미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영국 등 국가별 불법 공매도 처벌 규정 차이./그래픽=〈한국금융신문〉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한시 금지’ ‘공매도 총량제’ 등을 거론하면서 공매도를 둘러싼 제도 개혁에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도를 개선해야만 진정한 선진 자본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지난 18일 과의 대면 인터뷰에서 ‘공매도 한시적 금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2019년 개인 투자자 목소리를 제도권에 반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연합회를 만든 뒤 2020년부터 2년째 ‘공매도 불공정성’에 관한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초기 때도 세계 증시 가운데 하락률 1위라는 참혹한 기록을 거두면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가 경제적 살상당한 뒤에야 공매도가 뒤늦게 금지됐다”며 “최근에도 그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번에도 시기를 놓친다면 민심 이반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 표준은 우리가 선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 공매도 제도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면서 우리만의 공매도 제도 개혁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동시에 “중소기업은 보호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개인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는 것은 일종의 직무 유기”라며 “역대 정부 모두 주식시장에서 자국민 보호가 소홀하다 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 투자자가 받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한양대학교 임은아 박사와 전상경 경영대 교수가 발표한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 성과'란 제목의 논문을 공매도 제도가 잘못됐다는 근거로 들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이 2016년 6월 30일부터 2019년 6월 28일까지 36개월 동안 일별 공매도·신용거래(융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용거래 금액은 5497조9270억4000만원(전체의 7.93%)으로, 공매도 거래 금액 309조8132억8000만원(4.48%)의 2배 수준이었지만, 일 평균 수익은 공매도가 약 12억5007만원으로 신용거래에 대한 일 평균 수익 3182만원보다 약 39배 많았다.

그는 “정부는 개인투자자 피해를 줄이고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즉각 금융위원회 거래 조건 검토 안에 개인투자자 보호 전담 임시조직(TF‧Task Force)을 신설‧가동해야 한다”며 “미국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사가 작성‧발표하는 세계적인 주가지수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 선진국 지수(Developed) 편입에 목매달기보다 자본시장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개편하는 게 먼저”라고 목소리 높였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오른쪽에서 4번째)를 포함한 한투연 회원들이 지난 거래 조건 검토 거래 조건 검토 거래 조건 검토 1일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앞에서 공매도 개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정의정 한투연 대표

다른 나라 ‘공매도 제도’ 톺아보기 [공매도 파헤치기 (3)]

현재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없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우리나라와 같이 공매도를 금지했던 동남아시아 나라들도 현재는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현재까지 공매도 허용 주장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가별로 각 상황에 맞게 공매도 금지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나온다. 이대로 가다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막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6일 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만의 공매도 규정을 재정립해나갈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을 맞으면서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외국인이나 기관 등에 공매도 특혜가 주어지는 한국 자본시장에서 공매도 세력이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이유였다.

서 교수는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하는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 주가를 보면, 외국인 공매도 물량이 압도적인 상황 속 개인 투자자 손실이 큰 것을 볼 수 있다”며 “공매도 규모를 시가총액의 3~5%가량만 가능하도록 제한하거나 보유 현물만큼만 공매도할 수 있는 ‘공매도 총량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공매도 잔고를 공시하는 곳은 한국을 비롯해 홍콩, 미국, 일본 등이 있다. 반면, 영국이나 유럽연합(EU‧European Union) 등은 공시 의무가 없다. 공매도 잔고를 공시하면 투자자에게 어떤 종목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의를 환기하는 영향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 자체 변동성의 크지 않은 미국 등에 비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주식이 떨어지면 바로 처분하는 경향이 많아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할 때 잔고 공시를 넘어 공매도 잔고가 누적되는 것을 제한하는 상한선 조치까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주식을 공매도할 때 매도 호가를 직전 체결가 이상으로 제시하도록 제한한 ‘업틱룰’(Up-tick rule)을 이례적으로 제도화한 것처럼 ‘공매도 총량제’ 등도 선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MSCI 선진국 지수 관찰국 등재에 불발된 것을 두고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영문 투자 홍보 등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정보 접근성 부족이나 역내외 외환시장 접근 제한 등이지, 공매도만 전면 허용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오히려 펀더멘털(Fundamental‧기초 자산) 측면에서 투자자 보호가 잘 되는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도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계 거래 조건 검토 기업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만한 흥행 요소가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공매도 전면 허용에만 자꾸 목소리 낼 게 아니라 MSCI 지수 편입을 위한 장기적 로드맵(Roadmap‧계획)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지난 2014년 중국 학자에 의해 발표된 ‘공매도 압력, 주가 동향 및 경영 예측 정밀도’(Short Selling Pressure, Stock Price Behavior, and Management Forecast Precision: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연구 논문을 인용하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해당 논문은 신흥 시장에선 공매도가 늘어날 때 주가가 왜곡되고 시장 공시를 뒤로 미루는 등 시장 효율성이 떨어지는 현상을 지적한다”며 “삼성전자가 매번 최대 실적을 거래 조건 검토 경신함에도 주가가 5만원대로 추락하는 이유가 공매도와 주가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개인 투자자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전체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무시하면 안 되는 규모인데 정부가 이를 방치해왔다“며 ”공매도가 절대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주체만 이익을 보는 제도라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거래 조건 검토 중국 학자에 의해 발표된 ‘공매도 압력, 주가 동향 및 경영 예측 정밀도’(Short Selling Pressure, Stock Price Behavior, and Management Forecast Precision: Evidence from a Natural Experiment) 연구 논문 초록(Abstract)./자료=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다른 나라 ‘공매도 제도’ 톺아보기 [공매도 파헤치기 (3)]

김주현 닫기 김주현 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공매도 금지 거래 조건 검토 검토”


금융당국도 최근 ‘공매도 한시 금지’에 관한 입장을 언급했다.

이달 취임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할 경우, 공매도를 금지한다”며 “우리도 시장 상황을 봐서 공매도 금지뿐 아니라 증시 안정을 위한 지원 기금 마련까지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선 어떤 정책 수단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며 공매도 조사 전담반을 구성해 불법 공매도 점검과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일 취임식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한시 금지’에 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다른 나라 ‘공매도 제도’ 톺아보기 [공매도 파헤치기 (3)]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는 실질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매도 무기한 차입이 전 세계 표준”이라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위원장 후보자 김주현)는 공매도 관련 윤 의원의 서면질의에 관해 “주요국 기준과 달리 우리나라만 차입 기간에 제한을 두기는 어렵다”고 답변했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기관끼리의 대차거래는 별도 차입 만기가 없고, 대여자 반환 요청이 있으면 차입자가 증권을 즉시 반환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국제대차거래 표준 약관(GMSLA‧Global Master Securities Lending Agreement)에서도 상환 기간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고 근거를 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는 담보 비율에 관한 언급은 따로 거래 조건 검토 거래 조건 검토 없었다.

그러한 인식이 이어져서일까. 최근에도 금융당국은 제도를 뜯어고치기보다는 ‘공매도 감시 기능 강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한국거래소 합동으로 공매도 현황과 시장 교란 가능성 등을 살피고, 금감원과 매주 금요일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열어 증시 등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금융위 움직임에 발맞춰 최근 공매도 특별 감리 인원을 기존 13명에서 17명으로 늘렸다. 시장감시본부 산하 공매도특별감리부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것과 동시에 부서 내 2개 팀을 3개 팀으로 확장했다. 신설된 팀은 공매도 관련 현안을 능동적으로 발굴하는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임지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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